[기고・인터뷰]그 가족 제도는 사용기한이 지났습니다.

2024-06-05

홍한솔 운영위원은 기획회의 608에 이 주의 논점  [그 가족제도는 가용기한이 지났습니다] 제목으로 기고하였습니다. 

원문의 일부를 공유합니다. 관심있는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 


(상략)

가족을 가족으로 만드는 요소들

 

“가족이 뭐라고 생각해?”라는 질문에 법적·규범적 정의를 제일 먼저 꺼내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삶에서 가족을 가족으로 만드는 요소는 법적 정의나 국가의 인정이 아니라 실재하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긍정이든, 부정이든, 가족이란 단어가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이유도 떠올리는 사람과 관계에 있을 테다. 지금 사회 현상과 정책의 괴리가 가족 실천과 가족 제도 사이의 괴리라면, 기존의 가족 제도를 벗겨낸 뒤 남는 가족의 의미는 무엇일까? 오히려 아주 내밀하고 정서적이며 동적이지 않을까? 연결되어 서로를 돌보고 의지하는 관계, 안심하고 믿을 수 있는 존재와 같은 표현에는 성별도 혈연도 없다. 그리고 실재하는 관계를 중심에 놓는 순간, 자연스레 사회의 가장 작은 단위는 고정적이고 집단적인 가족이 아니라 개인이 된다. 가족을 구성할 권리는 각기 다른 개인인 우리가 상상하는 관계를 중심으로 펼쳐진다는 점에서 시민의 기본값을 바꾸는 일이다. 누구나 가족 구성원으로서가 아니라 온전한 한 사람으로서 사회 안전망에 포함되고 평등한 권리를 누리도록, 사용기한이 지난 가족 제도를 폐기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