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월례포럼 후기
제목ㅣ 팔레스타인의 내일, 퀴어의 미래
강연ㅣ 화 (퀴어팔레스타인연대QK48, 소수자난민인권네트워크)
일시ㅣ 2025년 6월 20일 19시
장소ㅣ 커뮤니티 늘봄
기록ㅣ 정명화 운영위원 (파니)

올해 디아스포라 영화제에서 영화 <그라운드 제로로부터>를 봤다. 팔레스타인 출신 제작자 스물 두 명이 담아낸 가자의 삶1)에서 하나의 상황이 변주되며 반복된다. 폭격, 죽음, 그 사이에서 분투하고 구출하고 애도하는 가족. 가자에 폭격이 일어난다. 그로 인해 누군가 굶주리고, 누군가 건물 잔해에 깔리고, 누군가 죽는다. 굶주리는 누군가를 위해 가족들이 밀가루를 배급받으러 나서고, 건물 잔해에 깔린 누군가를 위해 가족들이 맨손으로 철근을 들어올리고, 죽은 누군가를 위해 가족들이 장례를 치른다. 모든 작품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작품에서, 가족은 취약한 자, 다친 자, 죽은 자를 거두는 손길이다.
영화관을 나와도 귀에 들러붙어 떨쳐지지 않는 소리들에 고개를 내저으며, 이 영화에 대해 내가 무언가 말할 수 없다고 친구에게 말한다. 폭탄 소리, 비명 소리, 그런 소리가 들리지 않는 순간에 드리우는, 진동이 아닌 예감으로 뇌 안쪽을 울려오는, 들려오지 않는 상태가 지속될수록 이후에 들려올 것에 대한 공포와 불안을 증폭시키는, 무음의 경보음 소리. 그에 대해 내가 어떻게 감히? 말하지 않으면서, 나는 가자에 사는 나에 대한 생각을 멈출 수 없다. 남편이 없는 나, 자식이 없는 나, 나를 초대해 먹을 것을 주고 내가 죽은 뒤 나의 시신을 수습해줄 광범위한 친족이 없는 나. 성소수자 나는 가자에서 어떻게 살고 어떻게 죽을까? 미국 군대가 주둔하는 국가에서 법적으로 유효한 국적을 보유하고 살아가는, 글로벌 북반구 국가들이 여기저기 대사관을 차리고 이곳 대통령을 데리고 정상회담 같은 행사를 진행하는 국가의 경계를 넘지 않고 살아가는 나는 감히 알 수가 없다. 동시에 더욱 알아야 한다고 느낀다.
더욱 말해야 한다고 느낀다. 가자에, 팔레스타인에 성소수자가 산다. 당연한 사실이지만 알기 어렵다. 상상하기, 떠올리기 어렵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땅을 점령하고 그곳의 원주민을 학살하는 과정에서, 팔레스타인 성소수자에 대한 앎을 함께 점령하고, 그 중 특정한 앎을 죽이고 있기 때문이다. 화가 전달해준 기사에서, 진(잡지)에서, 가자 북부에 사는 HIV 감염인인 퀴어는 명예훼손을 걱정하는 가족과 협상해 감염병 관리국에 등록해 약을 복용하고, 라파에 사는 바이섹슈얼 퀴어는 집에서 쫓겨나자 남자친구의 가족에게 입양된 듯 살아간다.2)
2025. 6. 20. 화요일, 가족구성권연구소는 퀴어팔레스타인연대QK48(이하 ‘QK48’이라 함)과 소수자난민인권네트워크에서 활동하는 화 님(이하 존칭 생략)을 초청해 ‘팔레스타인의 내일, 퀴어의 미래’라는 주제로 월례포럼을 진행했다. 화의 이야기는 두 개의 장면에서 시작한다. 첫 번째 장면. 2025년 6월 14일 서울 을지로입구역 2번 출구 앞에서 QK483)이, 화가 서울퀴어문화축제 참가자들에게 외친다. 팔레스타인 퀴어와 연대하는 선언문에 동참해주십시오. 여러분의 이름을 보태어 주십시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을 중단하는 그날까지 투쟁하는 퀴어가 됩시다. 그러자 어떤 사람-외관상 백인 남성으로 짐작되는-이 QK48을 향해, 화를 향해, 외친다. 고개를 저으며. “팔레스타인은 호모섹슈얼을 처단하는 곳이다. 이 뭣도 모르는 것들. 적과 연대하겠다고 나서는 이 세상 바보같은 것들.”
![그림 1 QK48이 2025. 6. 14. 서울퀴어문화축제 캠페인을 진행하는 모습. 팔레스타인 국기, 프로그레스 프라이드(성소수자 자긍심) 깃발, ‘영국도 독일도 집단학살 공범이다’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든 여러 명의 사람들이 카메라를 향해 투쟁의 의미로 주먹을 쥐고 위로 들어올 리고 있다. (출처 :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 홈페이지, ‘[활동보고] 퀴어 팔 레스타인 연대의 달 후기’, 2025. 7. 3., https://srhr.kr/announcements/?idx=166477537&bmode=view)](https://cdn.imweb.me/upload/S20230628bf5d702afe59b/0025db7653f9c.png)
그림 1. QK48이 2025. 6. 14. 서울퀴어문화축제 캠페인을 진행하는 모습. 팔레스타인 국기, 프로그레스 프라이드(성소수자 자긍심) 깃발, ‘영국도 독일도 집단학살 공범이다’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든 여러 명의 사람들이 카메라를 향해 투쟁의 의미로 주먹을 쥐고 위로 들어올리고 있다. (출처 :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 홈페이지, ‘[활동보고] 퀴어 팔레스타인 연대의 달 후기’, 2025. 7. 3., https://srhr.kr/announcements/?idx=166477537&bmode=view)
두 번째 장면. 2024년 7월 24일 미국 워싱턴 D.C. 국회의사당에서 이스라엘의 총리인 베냐민 네타냐후가 미국 상·하원 합동 의회를 상대로 연설한다. “시위 피켓에 ‘가자를 응원하는 동성애자들’이라는 문구가 있던데, 그거 ‘켄터키프라이드치킨을 응원하는 닭들’ 같은 말 아닙니까,”("Some of these protesters hold up signs proclaiming 'Gays for Gaza.' They might as well hold up signs that say 'Chickens for KFC',") 이 말에 청중은 앞다투어 웃음을 터트리고, 연설이 끝나자 미국 상·하원들은 자리에서 기립하여 네타냐후에게 박수를 보낸다. 해당 연설이 이뤄지기 전, 미국 국회의사당 안팎에서는 이스라엘의 가자 학살을 규탄하는 시위가 벌어진 바 있다. 의회 경찰은 해당 시위 참가자들을 한 명씩 체포해 연행했다.
화는 이러한 네타냐후의 연설이 하마스 통치 하의 가자를 성소수자 인권이 보장되지 않는 야만으로 고정시킴으로써, 공장식 축산업 하에서 이뤄지는 비인간 동물에 대한 학살을 정당화함으로써, 이처럼 감금당하고 살해당하며 애도조차 되지 못하는 수많은 닭들을 동성애자에 대한 비유로 활용함으로써 자아내는 효과를 함께 사유하자고 제안한다. 그러면서 화는 이스라엘이 학살을 정당화하기 위하여 가자를 동성애자 다 죽이는 억압적이고 후진적인 사회로 환원함으로써, 낙인찍힌 가자는 퀴어화된다고 지적한다. 가자는 식민국의 수립을 위하여 통제되어야 하는, 가급적이면 사라져야 하는, 비인간 비규범 비정상의 타자로서의 퀴어가 된다.
"팔레스타인은 장소 상실placelessness의 전형이자 전 세계 투쟁의 박동하는 심장이다. 팔레스타인은 가장 퀴어한 곳이다."라는 문장에서, 야잔 자자는 팔레스타인과 퀴어를 ‘장소 상실’이라는 배제의 양식과 ‘투쟁의 심장’이라는 행위성으로 연결한다.4) 그 문장을 읽는 즉시 데워지는 심장의 피를 감각하면서도, 나는 친구의 질문에 제대로 답해야 한다고 느낀다. 저 문장이 우리의 투쟁에 필요한가? 팔레스타인에 퀴어하다는, 그에 대한 연대에 퀴어하다는 의미를 붙이는 게 필요한가? 그곳이 퀴어하지 않아도, 나와 함께 퀴어성을 보유했다는 동질성이 없어도, 우리는 팔레스타인을 위해 싸워야 한다. 그곳에 살던 사람들이 부당하게 내쫓김을 당하고 있고, 이를 거절한다는 이유로 고립되어 죽어가고 있다.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한가? <안네의 일기>를 읽었던 어린 시절에 나는 내가 안네라면 어떻게 할 것인지를 걱정했을 뿐, 특정 인간군에 대한 장기간의 무참한 집단학살과 이를 방조하며 무기를 팔거나 표를 사는 국가와 기업의 행태를 실시간으로 전달받으면서도 내가 그저 묵인하는 사람이 되면 어떻게 할지는 상상조차 한 적 없었다.
주디스 버틀러는 유대인으로서 시온주의에 반대하면서 유대적 프레임 그 자체를 시온주의에 반대하는 가치의 근거로 삼는 방식의 사유(‘진정한 유대주의에 따라 이스라엘 국가를 용납할 수 없다’는 등의 사유)에는 시온주의에 대한 저항마저 ‘유대적’ 가치로 만들어 버리는 효과가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한 방식의 사유는 유대성을 시온주의에 반대하는 윤리를 사유하는 배타적인 출처로 만들 수 있는데, 우리가 시온주의를 보다 효과적이고 실천적으로 비판하기 위해서는 유대주의에 기댄 예외주의가 아닌 더 근본적인 민주적 가치를 근거로 삼아야 하기 때문이다. 한나 아렌트를 경유하며, 주디스 버틀러는 팔레스타인에서 벌어지는 이스라엘의 학살을 용인할 수 없는 이유를 “우리는 지구상에서 누구와 함께 살아갈지 선택할 수 없다는 점”에서 도출한다. “우리 정치적 실존의 전제 조건”은 결국 “무의지적 근접성과 무선택적 동거”이므로, 우리가 지구상에 함께 살기 위해서는 결국 “이질적일 수밖에 없는 인구를 위해 평등의 양태를 확립한 정치체”를 함께 만들어 가야 한다는 것이다.5)
퀴어로서 팔레스타인에 연대한다는 언설 역시 마찬가지의 위험이 존재한다. “팔레스타인이 가장 퀴어한 곳”이라는 선언은 ‘퀴어성’이라는 특유한 배제의 양식이 팔레스타인이 경험하는 폭력과 가진 동질성을 전면화하여 그 이질성을 드러내지 못하게 하거나, ‘퀴어’가 경험하는 억압을 다른 정체성이나 위치에서 경험하는 억압에 비해 더욱 강렬한 것으로 특권화할 수도 있고, ‘퀴어성’과 ‘팔레스타인’을 윤리적인 실천이나 저항하는 행위성을 통해 정의함으로써 그에 꼭 들어맞지 않는 우울, 자기혐오, 무기력 등을 통해 작동하고 감각되는 영역을 그로부터 배제하게 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우리가 퀴어로서, 혹은 퀴어하게 팔레스타인에 연대하는 이유는 성소수자와 그를 둘러싼 정치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학살이라는 진실에 비가시성을 드리우는 안개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화는 가자의 ‘퀴어화’에는 이중적인 의미가 있다고 지적한다. 즉 비인간 타자로서의 ‘퀴어화’ 뿐 아니라 그러한 낙인을 재전유하는, 시간과 공간에 몸의 물질성을 그대로 기입하는, 개인이나 집단의 비규범적 존재 증명으로서의 ‘퀴어화’가 함께 존재하는 것이다. ‘존재’하는 것, 그리고 그러한 존재를 ‘증명’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팔레스타인 땅에 무엇이 ‘존재’하는지와 그러한 존재를 어떻게 ‘해석/기억’하는지의 문제가 이스라엘의 집단 학살을 인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화는 네타냐후가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 “아말렉이 너희에게 행한 바를 기억하라”는 신명기 25:17 구절을 언급하며 이스라엘이 그 말씀에 따라 적과 싸우겠다고 선포함으로써 집단 학살의 근거를 마련했던 장면을 상기한다. 화는 이러한 신명기의 아말렉 대목을 통해 네타냐후는, 그리고 이스라엘은, 집단학살 피해자로서의 정체성을 독점하며, 나치 홀로코스트로 인한 피해를 근거로 이스라엘이라는 유대민족중심 국가가 존립되어야 하는 필요성을 역설하고, 팔레스타인 토지 약탈과 팔레스타인 원주민 학살을 정당화해왔음도 함께 지적한다. 즉 이스라엘의 집단학살은 유럽인들이 팔레스타인 땅에 이미 아랍인이 살고 있다는 사실을 보고도 보지 않음으로써, 팔레스타인 땅은 그 마땅한 주인이 다른 곳에 있으며 그 주인들이 이주하여 새로이 문명을 일으켜야 하는 텅 빈 장소로 봄으로써 가능해진다. 실제로 그 땅에 살고 있는 몸과 생활과 공동체를 관념적으로 부재한 것으로 해석함으로써, 결국 그 곳에 실재하는 존재들의 물적 기반을 파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타리는 87년 체제 이후 소위 ‘선진국’의 경제성장과 재분배 전략을 모델로 해온 한국의 주류 시민사회와 그 일부로 자리 잡으면서 주류 서구 세계의 문법과 사례를 참조해온 한국 성소수자 인권운동이 그간 인권을 내세운 신제국주의와 신인종주의를 감각하고 경계하면서 그와 맺어온 관계를 돌아보며, 이러한 맥락 속에서 가자 학살을 바라볼 것을 제안한다. 가자 학살 역시 현대 제국주의의 역사가 기획한 프로젝트로서 서구 세계의 지지와 지원, 침묵 속에서 이뤄졌고 또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6) 남웅은 근래 한국의 성소수자 인권운동이 서구 선진국가의 기업, 정부, 대사관으로부터 기금과 역량을 지원받으며 그 협력의 폭을 넓히고 있는 가운데, 자원과 기반이 부족한 한국의 상황에서 이를 단지 ‘제국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일면적으로 보아 비난하기도, 그렇다고 이스라엘의 학살을 지원하거나 옹호하는 국가와 관계를 이어가기도 난감한 상황에서 비판적 협력의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을지를 질문한다.7)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에 분명히 살아가며 이웃과 연인과 가족과 관계를 맺고 있는 성소수자들을 보지 않음으로써, 팔레스타인에 살아가는 성소수자들을 학살하고 그러한 학살로 인해 만들어진 위협적인 환경으로 인해 약이 필요한, 연대가 필요한, 혈연가족 외의 연결망과 혐오로부터 몸을 숨길 안전망이 필요한 성소수자들을 더욱 취약한 위치로 내몰았던 스스로의 폭력이 없었던 듯 굴면서, 팔레스타인의 성소수자 인권을 위해 자신들은 학살을 지속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국면에서 퀴어라는 이름으로 팔레스타인에 연대한다는 것은 이스라엘의 학살을 가리는 ‘핑크워싱’에 맞선다는 것이며, ‘성소수자 인권’을 근거로 이뤄지는 팔레스타인에 대한 낙인에 맞선다는 것이다. 그것은 네타나후가 이어가는 역겨운 연설의 배경에서, 그 연설을 향하여 보내는 서구 선진국들 기립 박수의 배후에서, 네타냐후가 통수하고 서방 국가가 지원하고 HD현대가 무기를 공급하는 이스라엘 군대가 무단 점령한 땅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일은 이스라엘이 실재하는 팔레스타인 퀴어들의 몸과 삶을 절멸하고 있다는 사실임을 함께 기억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동시에 이스라엘과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에서 성소수자 인권을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팔레스타인 퀴어들의 이와 같은 상황을 알면서도, 성소수자 인권과 이스라엘을 동시에 지지할 수는 없음을 알리는 것이며, 진정한 성소수자 해방을 위해서는 이스라엘 및 그를 지지하고 지원하는 국가나 기업과의 단호한 절연8), “손해를 두려워하지 않는 절연, 이땅의 탈식민을 위한 전략을 추진하는 것과 구체적으로 연결하는 절연”이 필요함을 설득하는 것이다.
어떤 월례포럼 참여자는 화의 발제가 일종의 ‘렉쳐 퍼포먼스’(공연 형식의 강의) 같다고 느꼈다. 이는 화가 자신의 관점을 전하면서 동시에 본인의 몸으로 기입되고 연루되었던 현장의 열기를, 소리를, 그곳에서 치밀어 올랐던 분노와 시시각각 피어오르며 쉽게 간과할 수 없었던 질문들을 함께 전해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어떤 참여자는 화가 느꼈던 감정을 끈으로 삼아 이어졌던 발제를 들으며 청자 역시 같은 끈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회고했다. 사회 운동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해야 하는 것, 하기를 열망하는 것의 경계선을 바꿔내고, 대화 역시 그러하다. 화가 우리와 대화함으로써 이끌어낸 수많은 것들 중 내가 쓸 수 있는 것을 이상과 같이 정리하고, 거기에 나의 열망을 주문처럼 매달아 화의 경험과 감정이 나의 몸을 통과하였다는 흔적을 남긴다. 이 기록이 또 다른 대화의 시작점이 되기를 바란다. 우리의 대화가 강에서 바다까지, 바다에서 강까지 이어지기를. 당연하게 흘러가는 물결과 같이 팔레스타인이 마침내 해방되기를. 팔레스타인에 자유를. 팔레스타인에 정의를. 팔레스타인에 평화를. 팔레스타인에 해방을.
참고문헌
1) 출처 : 디아스포라영화제 홈페이지(https://www.diaff.org/kor/addon/00000001/program_view.aspc_idx=122&sc_idx=&QueryYear=2025&QueryType=B&QueryStep=2&m_idx=101651)
2) 요약, 번역 : 화, 원문 출처 : PINKO, ‘두 명의 퀴어 가자인을 아피프 네술리가 인터뷰하다(Two Queer Gazans Interviewed by Afeef Nessouli)’, <QUEER PALESTINE>
3) QK48은 2025. 6. 14.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과 함께 서울퀴어문화축제 참여자들에게 퀴어 팔레스타인 지지 연서명 참여를 호소하고, 집단학살 공범인 영국과 독일의 핑크워싱을 비판하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들은 “집단학살에 성소수자 자긍심은 없다, 팔레스타인 해방 없이 퀴어 해방 없다”는 구호를 외치며 거통고*세종호텔*옵티칼 투쟁 트럭] 후미에서 함께 행진하며 팔레스타인 대형국기를 펼치고 팔레스타인 연대 행진을 하였다. (출처 :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 홈페이지, ‘[활동보고] 퀴어 팔레스타인 연대의 달 후기’, 2025. 7. 3., https://srhr.kr/announcements/?idx=166477537&bmode=view)
4) 야잔 자자(Yazan Zahzah), ‘팔레스타인을 향한 폭력에도 침묵이 이어지고, 자긍심의 달은 나를 고립시킨다’,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해 투쟁하는 퀴어의 외침>, 접촉면 (원문 다운로드 링크 : https://contact-surface.com/books/queer-voices-from-the-fight-for-palestinian-liberation)
5) 주디스 버틀러, 양효실 옮김, <지상에서 함께 산다는 것>, 시대의 창
6) 나영정/타리(퀴어팔레스타인연대QK48,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 소속),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한 연대활동은 내 이름을 질문한다’, 2025 성소수자 인권포럼
7) 남웅(퀴어팔레스타인연대QK48,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소속), ‘한국 성소수자운동이 팔레스타인과 연대하기 위해 필요한 논의들’, 2025 성소수자 인권포럼
8) 나영정/타리(퀴어팔레스타인연대QK48,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 소속),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한 연대활동은 내 이름을 질문한다’, 2025 성소수자 인권포럼
2025년 6월 월례포럼 후기
제목ㅣ 팔레스타인의 내일, 퀴어의 미래
강연ㅣ 화 (퀴어팔레스타인연대QK48, 소수자난민인권네트워크)
일시ㅣ 2025년 6월 20일 19시
장소ㅣ 커뮤니티 늘봄
기록ㅣ 정명화 운영위원 (파니)
올해 디아스포라 영화제에서 영화 <그라운드 제로로부터>를 봤다. 팔레스타인 출신 제작자 스물 두 명이 담아낸 가자의 삶1)에서 하나의 상황이 변주되며 반복된다. 폭격, 죽음, 그 사이에서 분투하고 구출하고 애도하는 가족. 가자에 폭격이 일어난다. 그로 인해 누군가 굶주리고, 누군가 건물 잔해에 깔리고, 누군가 죽는다. 굶주리는 누군가를 위해 가족들이 밀가루를 배급받으러 나서고, 건물 잔해에 깔린 누군가를 위해 가족들이 맨손으로 철근을 들어올리고, 죽은 누군가를 위해 가족들이 장례를 치른다. 모든 작품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작품에서, 가족은 취약한 자, 다친 자, 죽은 자를 거두는 손길이다.
영화관을 나와도 귀에 들러붙어 떨쳐지지 않는 소리들에 고개를 내저으며, 이 영화에 대해 내가 무언가 말할 수 없다고 친구에게 말한다. 폭탄 소리, 비명 소리, 그런 소리가 들리지 않는 순간에 드리우는, 진동이 아닌 예감으로 뇌 안쪽을 울려오는, 들려오지 않는 상태가 지속될수록 이후에 들려올 것에 대한 공포와 불안을 증폭시키는, 무음의 경보음 소리. 그에 대해 내가 어떻게 감히? 말하지 않으면서, 나는 가자에 사는 나에 대한 생각을 멈출 수 없다. 남편이 없는 나, 자식이 없는 나, 나를 초대해 먹을 것을 주고 내가 죽은 뒤 나의 시신을 수습해줄 광범위한 친족이 없는 나. 성소수자 나는 가자에서 어떻게 살고 어떻게 죽을까? 미국 군대가 주둔하는 국가에서 법적으로 유효한 국적을 보유하고 살아가는, 글로벌 북반구 국가들이 여기저기 대사관을 차리고 이곳 대통령을 데리고 정상회담 같은 행사를 진행하는 국가의 경계를 넘지 않고 살아가는 나는 감히 알 수가 없다. 동시에 더욱 알아야 한다고 느낀다.
더욱 말해야 한다고 느낀다. 가자에, 팔레스타인에 성소수자가 산다. 당연한 사실이지만 알기 어렵다. 상상하기, 떠올리기 어렵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땅을 점령하고 그곳의 원주민을 학살하는 과정에서, 팔레스타인 성소수자에 대한 앎을 함께 점령하고, 그 중 특정한 앎을 죽이고 있기 때문이다. 화가 전달해준 기사에서, 진(잡지)에서, 가자 북부에 사는 HIV 감염인인 퀴어는 명예훼손을 걱정하는 가족과 협상해 감염병 관리국에 등록해 약을 복용하고, 라파에 사는 바이섹슈얼 퀴어는 집에서 쫓겨나자 남자친구의 가족에게 입양된 듯 살아간다.2)
2025. 6. 20. 화요일, 가족구성권연구소는 퀴어팔레스타인연대QK48(이하 ‘QK48’이라 함)과 소수자난민인권네트워크에서 활동하는 화 님(이하 존칭 생략)을 초청해 ‘팔레스타인의 내일, 퀴어의 미래’라는 주제로 월례포럼을 진행했다. 화의 이야기는 두 개의 장면에서 시작한다. 첫 번째 장면. 2025년 6월 14일 서울 을지로입구역 2번 출구 앞에서 QK483)이, 화가 서울퀴어문화축제 참가자들에게 외친다. 팔레스타인 퀴어와 연대하는 선언문에 동참해주십시오. 여러분의 이름을 보태어 주십시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을 중단하는 그날까지 투쟁하는 퀴어가 됩시다. 그러자 어떤 사람-외관상 백인 남성으로 짐작되는-이 QK48을 향해, 화를 향해, 외친다. 고개를 저으며. “팔레스타인은 호모섹슈얼을 처단하는 곳이다. 이 뭣도 모르는 것들. 적과 연대하겠다고 나서는 이 세상 바보같은 것들.”
그림 1. QK48이 2025. 6. 14. 서울퀴어문화축제 캠페인을 진행하는 모습. 팔레스타인 국기, 프로그레스 프라이드(성소수자 자긍심) 깃발, ‘영국도 독일도 집단학살 공범이다’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든 여러 명의 사람들이 카메라를 향해 투쟁의 의미로 주먹을 쥐고 위로 들어올리고 있다. (출처 :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 홈페이지, ‘[활동보고] 퀴어 팔레스타인 연대의 달 후기’, 2025. 7. 3., https://srhr.kr/announcements/?idx=166477537&bmode=view)
두 번째 장면. 2024년 7월 24일 미국 워싱턴 D.C. 국회의사당에서 이스라엘의 총리인 베냐민 네타냐후가 미국 상·하원 합동 의회를 상대로 연설한다. “시위 피켓에 ‘가자를 응원하는 동성애자들’이라는 문구가 있던데, 그거 ‘켄터키프라이드치킨을 응원하는 닭들’ 같은 말 아닙니까,”("Some of these protesters hold up signs proclaiming 'Gays for Gaza.' They might as well hold up signs that say 'Chickens for KFC',") 이 말에 청중은 앞다투어 웃음을 터트리고, 연설이 끝나자 미국 상·하원들은 자리에서 기립하여 네타냐후에게 박수를 보낸다. 해당 연설이 이뤄지기 전, 미국 국회의사당 안팎에서는 이스라엘의 가자 학살을 규탄하는 시위가 벌어진 바 있다. 의회 경찰은 해당 시위 참가자들을 한 명씩 체포해 연행했다.
화는 이러한 네타냐후의 연설이 하마스 통치 하의 가자를 성소수자 인권이 보장되지 않는 야만으로 고정시킴으로써, 공장식 축산업 하에서 이뤄지는 비인간 동물에 대한 학살을 정당화함으로써, 이처럼 감금당하고 살해당하며 애도조차 되지 못하는 수많은 닭들을 동성애자에 대한 비유로 활용함으로써 자아내는 효과를 함께 사유하자고 제안한다. 그러면서 화는 이스라엘이 학살을 정당화하기 위하여 가자를 동성애자 다 죽이는 억압적이고 후진적인 사회로 환원함으로써, 낙인찍힌 가자는 퀴어화된다고 지적한다. 가자는 식민국의 수립을 위하여 통제되어야 하는, 가급적이면 사라져야 하는, 비인간 비규범 비정상의 타자로서의 퀴어가 된다.
"팔레스타인은 장소 상실placelessness의 전형이자 전 세계 투쟁의 박동하는 심장이다. 팔레스타인은 가장 퀴어한 곳이다."라는 문장에서, 야잔 자자는 팔레스타인과 퀴어를 ‘장소 상실’이라는 배제의 양식과 ‘투쟁의 심장’이라는 행위성으로 연결한다.4) 그 문장을 읽는 즉시 데워지는 심장의 피를 감각하면서도, 나는 친구의 질문에 제대로 답해야 한다고 느낀다. 저 문장이 우리의 투쟁에 필요한가? 팔레스타인에 퀴어하다는, 그에 대한 연대에 퀴어하다는 의미를 붙이는 게 필요한가? 그곳이 퀴어하지 않아도, 나와 함께 퀴어성을 보유했다는 동질성이 없어도, 우리는 팔레스타인을 위해 싸워야 한다. 그곳에 살던 사람들이 부당하게 내쫓김을 당하고 있고, 이를 거절한다는 이유로 고립되어 죽어가고 있다.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한가? <안네의 일기>를 읽었던 어린 시절에 나는 내가 안네라면 어떻게 할 것인지를 걱정했을 뿐, 특정 인간군에 대한 장기간의 무참한 집단학살과 이를 방조하며 무기를 팔거나 표를 사는 국가와 기업의 행태를 실시간으로 전달받으면서도 내가 그저 묵인하는 사람이 되면 어떻게 할지는 상상조차 한 적 없었다.
주디스 버틀러는 유대인으로서 시온주의에 반대하면서 유대적 프레임 그 자체를 시온주의에 반대하는 가치의 근거로 삼는 방식의 사유(‘진정한 유대주의에 따라 이스라엘 국가를 용납할 수 없다’는 등의 사유)에는 시온주의에 대한 저항마저 ‘유대적’ 가치로 만들어 버리는 효과가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한 방식의 사유는 유대성을 시온주의에 반대하는 윤리를 사유하는 배타적인 출처로 만들 수 있는데, 우리가 시온주의를 보다 효과적이고 실천적으로 비판하기 위해서는 유대주의에 기댄 예외주의가 아닌 더 근본적인 민주적 가치를 근거로 삼아야 하기 때문이다. 한나 아렌트를 경유하며, 주디스 버틀러는 팔레스타인에서 벌어지는 이스라엘의 학살을 용인할 수 없는 이유를 “우리는 지구상에서 누구와 함께 살아갈지 선택할 수 없다는 점”에서 도출한다. “우리 정치적 실존의 전제 조건”은 결국 “무의지적 근접성과 무선택적 동거”이므로, 우리가 지구상에 함께 살기 위해서는 결국 “이질적일 수밖에 없는 인구를 위해 평등의 양태를 확립한 정치체”를 함께 만들어 가야 한다는 것이다.5)
퀴어로서 팔레스타인에 연대한다는 언설 역시 마찬가지의 위험이 존재한다. “팔레스타인이 가장 퀴어한 곳”이라는 선언은 ‘퀴어성’이라는 특유한 배제의 양식이 팔레스타인이 경험하는 폭력과 가진 동질성을 전면화하여 그 이질성을 드러내지 못하게 하거나, ‘퀴어’가 경험하는 억압을 다른 정체성이나 위치에서 경험하는 억압에 비해 더욱 강렬한 것으로 특권화할 수도 있고, ‘퀴어성’과 ‘팔레스타인’을 윤리적인 실천이나 저항하는 행위성을 통해 정의함으로써 그에 꼭 들어맞지 않는 우울, 자기혐오, 무기력 등을 통해 작동하고 감각되는 영역을 그로부터 배제하게 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우리가 퀴어로서, 혹은 퀴어하게 팔레스타인에 연대하는 이유는 성소수자와 그를 둘러싼 정치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학살이라는 진실에 비가시성을 드리우는 안개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화는 가자의 ‘퀴어화’에는 이중적인 의미가 있다고 지적한다. 즉 비인간 타자로서의 ‘퀴어화’ 뿐 아니라 그러한 낙인을 재전유하는, 시간과 공간에 몸의 물질성을 그대로 기입하는, 개인이나 집단의 비규범적 존재 증명으로서의 ‘퀴어화’가 함께 존재하는 것이다. ‘존재’하는 것, 그리고 그러한 존재를 ‘증명’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팔레스타인 땅에 무엇이 ‘존재’하는지와 그러한 존재를 어떻게 ‘해석/기억’하는지의 문제가 이스라엘의 집단 학살을 인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화는 네타냐후가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 “아말렉이 너희에게 행한 바를 기억하라”는 신명기 25:17 구절을 언급하며 이스라엘이 그 말씀에 따라 적과 싸우겠다고 선포함으로써 집단 학살의 근거를 마련했던 장면을 상기한다. 화는 이러한 신명기의 아말렉 대목을 통해 네타냐후는, 그리고 이스라엘은, 집단학살 피해자로서의 정체성을 독점하며, 나치 홀로코스트로 인한 피해를 근거로 이스라엘이라는 유대민족중심 국가가 존립되어야 하는 필요성을 역설하고, 팔레스타인 토지 약탈과 팔레스타인 원주민 학살을 정당화해왔음도 함께 지적한다. 즉 이스라엘의 집단학살은 유럽인들이 팔레스타인 땅에 이미 아랍인이 살고 있다는 사실을 보고도 보지 않음으로써, 팔레스타인 땅은 그 마땅한 주인이 다른 곳에 있으며 그 주인들이 이주하여 새로이 문명을 일으켜야 하는 텅 빈 장소로 봄으로써 가능해진다. 실제로 그 땅에 살고 있는 몸과 생활과 공동체를 관념적으로 부재한 것으로 해석함으로써, 결국 그 곳에 실재하는 존재들의 물적 기반을 파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타리는 87년 체제 이후 소위 ‘선진국’의 경제성장과 재분배 전략을 모델로 해온 한국의 주류 시민사회와 그 일부로 자리 잡으면서 주류 서구 세계의 문법과 사례를 참조해온 한국 성소수자 인권운동이 그간 인권을 내세운 신제국주의와 신인종주의를 감각하고 경계하면서 그와 맺어온 관계를 돌아보며, 이러한 맥락 속에서 가자 학살을 바라볼 것을 제안한다. 가자 학살 역시 현대 제국주의의 역사가 기획한 프로젝트로서 서구 세계의 지지와 지원, 침묵 속에서 이뤄졌고 또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6) 남웅은 근래 한국의 성소수자 인권운동이 서구 선진국가의 기업, 정부, 대사관으로부터 기금과 역량을 지원받으며 그 협력의 폭을 넓히고 있는 가운데, 자원과 기반이 부족한 한국의 상황에서 이를 단지 ‘제국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일면적으로 보아 비난하기도, 그렇다고 이스라엘의 학살을 지원하거나 옹호하는 국가와 관계를 이어가기도 난감한 상황에서 비판적 협력의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을지를 질문한다.7)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에 분명히 살아가며 이웃과 연인과 가족과 관계를 맺고 있는 성소수자들을 보지 않음으로써, 팔레스타인에 살아가는 성소수자들을 학살하고 그러한 학살로 인해 만들어진 위협적인 환경으로 인해 약이 필요한, 연대가 필요한, 혈연가족 외의 연결망과 혐오로부터 몸을 숨길 안전망이 필요한 성소수자들을 더욱 취약한 위치로 내몰았던 스스로의 폭력이 없었던 듯 굴면서, 팔레스타인의 성소수자 인권을 위해 자신들은 학살을 지속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국면에서 퀴어라는 이름으로 팔레스타인에 연대한다는 것은 이스라엘의 학살을 가리는 ‘핑크워싱’에 맞선다는 것이며, ‘성소수자 인권’을 근거로 이뤄지는 팔레스타인에 대한 낙인에 맞선다는 것이다. 그것은 네타나후가 이어가는 역겨운 연설의 배경에서, 그 연설을 향하여 보내는 서구 선진국들 기립 박수의 배후에서, 네타냐후가 통수하고 서방 국가가 지원하고 HD현대가 무기를 공급하는 이스라엘 군대가 무단 점령한 땅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일은 이스라엘이 실재하는 팔레스타인 퀴어들의 몸과 삶을 절멸하고 있다는 사실임을 함께 기억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동시에 이스라엘과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에서 성소수자 인권을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팔레스타인 퀴어들의 이와 같은 상황을 알면서도, 성소수자 인권과 이스라엘을 동시에 지지할 수는 없음을 알리는 것이며, 진정한 성소수자 해방을 위해서는 이스라엘 및 그를 지지하고 지원하는 국가나 기업과의 단호한 절연8), “손해를 두려워하지 않는 절연, 이땅의 탈식민을 위한 전략을 추진하는 것과 구체적으로 연결하는 절연”이 필요함을 설득하는 것이다.
어떤 월례포럼 참여자는 화의 발제가 일종의 ‘렉쳐 퍼포먼스’(공연 형식의 강의) 같다고 느꼈다. 이는 화가 자신의 관점을 전하면서 동시에 본인의 몸으로 기입되고 연루되었던 현장의 열기를, 소리를, 그곳에서 치밀어 올랐던 분노와 시시각각 피어오르며 쉽게 간과할 수 없었던 질문들을 함께 전해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어떤 참여자는 화가 느꼈던 감정을 끈으로 삼아 이어졌던 발제를 들으며 청자 역시 같은 끈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회고했다. 사회 운동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해야 하는 것, 하기를 열망하는 것의 경계선을 바꿔내고, 대화 역시 그러하다. 화가 우리와 대화함으로써 이끌어낸 수많은 것들 중 내가 쓸 수 있는 것을 이상과 같이 정리하고, 거기에 나의 열망을 주문처럼 매달아 화의 경험과 감정이 나의 몸을 통과하였다는 흔적을 남긴다. 이 기록이 또 다른 대화의 시작점이 되기를 바란다. 우리의 대화가 강에서 바다까지, 바다에서 강까지 이어지기를. 당연하게 흘러가는 물결과 같이 팔레스타인이 마침내 해방되기를. 팔레스타인에 자유를. 팔레스타인에 정의를. 팔레스타인에 평화를. 팔레스타인에 해방을.
참고문헌
1) 출처 : 디아스포라영화제 홈페이지(https://www.diaff.org/kor/addon/00000001/program_view.aspc_idx=122&sc_idx=&QueryYear=2025&QueryType=B&QueryStep=2&m_idx=101651)
2) 요약, 번역 : 화, 원문 출처 : PINKO, ‘두 명의 퀴어 가자인을 아피프 네술리가 인터뷰하다(Two Queer Gazans Interviewed by Afeef Nessouli)’, <QUEER PALESTINE>
3) QK48은 2025. 6. 14.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과 함께 서울퀴어문화축제 참여자들에게 퀴어 팔레스타인 지지 연서명 참여를 호소하고, 집단학살 공범인 영국과 독일의 핑크워싱을 비판하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들은 “집단학살에 성소수자 자긍심은 없다, 팔레스타인 해방 없이 퀴어 해방 없다”는 구호를 외치며 거통고*세종호텔*옵티칼 투쟁 트럭] 후미에서 함께 행진하며 팔레스타인 대형국기를 펼치고 팔레스타인 연대 행진을 하였다. (출처 :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 홈페이지, ‘[활동보고] 퀴어 팔레스타인 연대의 달 후기’, 2025. 7. 3., https://srhr.kr/announcements/?idx=166477537&bmode=view)
4) 야잔 자자(Yazan Zahzah), ‘팔레스타인을 향한 폭력에도 침묵이 이어지고, 자긍심의 달은 나를 고립시킨다’,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해 투쟁하는 퀴어의 외침>, 접촉면 (원문 다운로드 링크 : https://contact-surface.com/books/queer-voices-from-the-fight-for-palestinian-liberation)
5) 주디스 버틀러, 양효실 옮김, <지상에서 함께 산다는 것>, 시대의 창
6) 나영정/타리(퀴어팔레스타인연대QK48,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 소속),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한 연대활동은 내 이름을 질문한다’, 2025 성소수자 인권포럼
7) 남웅(퀴어팔레스타인연대QK48,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소속), ‘한국 성소수자운동이 팔레스타인과 연대하기 위해 필요한 논의들’, 2025 성소수자 인권포럼
8) 나영정/타리(퀴어팔레스타인연대QK48,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 소속),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한 연대활동은 내 이름을 질문한다’, 2025 성소수자 인권포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