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평론 제47호(우리신학연구소, 2025년 3월)에 실린 성정숙 위원의 기고를 옮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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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구성권 운동: 가족을 정치화하기
성정숙 | 가족구성권연구소 기획운영위원
들어가는 글: '가족'에 대한 질문, 왜? 어째서?
20년도 더 된 기억이다. 대학원에 다닐 때 한 후배가 자신이 논문으로 쓰고 싶은 주제가 '가족의 개념'이라고 했다. 사람들이 가족이라고 생각하는 개념, 가족이라고 생각하는 이유처럼 가족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궁금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삼성 같은 대기업이나 동호회에서 직원과 회원을 '가족'으로 호명했을 때, 사람들의 반응과 '진짜' 혈연의 가족과 어떻게 다르게 생각하는지 비교해서 알고 싶다고 했다. 사실 과거에서나 현재인 지금도 사회복지 영역에서 '가족'은 식상하다고 할 만큼 단골 주제에 속한다. 사회복지에서 가족은 '가족' 자체가 복지 서비스의 주요한 대상일 뿐만 아니라, 소위 '취약한' 개인이 취약한 근본적 이유이자 어려움과 문제를 악화하는 요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동시에 역설적이게도 이 개인에 대한 조력 과정에서 중요한 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적격한 지위를 부여받는 이도 가족이다. 사회에서 한 개인은 그 자체이기보다는 '가족 안의 개인'으로, 개인의 근원이자 토대로서 가족은 개인보다 앞서거나 혹은 모든 결과가 가족으로 환원되는 일종의 최종 심급처럼 다루어져왔다.
한 사람이 살아갈 때, 사적인 삶에서만이 아니라 사회적 세계에서 가족을 호명하지 않는 시간과 가족을 전제하지 않는 장면은 거의 없다. 흔히 근대는 '개인'의 발견/발명이라고 하지만, 가족주의가 견고한 한국사회에서 개인은 언제나 가족 안에서 발견되고 추적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가족이 사회를 조직하고 움직이며 재생산하는 핵심 기제이자, 사회의 기본 단위로서 정치적이고 문화적이며 생계를 담당하는 경제적 역할까지 관련되지 않은 것 없이 기능해왔다. 그럼에도 가족은 사회적, 공적, 정치적 장과는 구분되는 '자연적인' 것으로 어떤 질문도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여겨졌다. "왜 어째서?"라는 질문이 용납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가족'은 매우 '식상'하다. 논문으로 작성하기엔 너무 막연한 문제의식이라고 생각했는데, 가족구성권연구소의 일원이 된 지금은 그 후배가 알고 싶어 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이해된다. 후배는 혈연과 결혼을 토대로 한 전형적인 가족이 아닌 사회적으로 호명하는 가족, 즉 '가족' 호명의 정치성과 함께 '가족'의 의미를 탐색하고 싶었던 것이다.
앞으로 총 8회에 걸쳐 가족구성권연구소에서 활동하는 운영위원들이 가족구성권 운동의 의의를 짚고, 정치사회적 맥락에서 다양하게 교차적으로 구성되는 현안과 쟁점을 소개하고 논의하는 글을 실을 예정이다. 가부장제 가족 질서 안에서 젠더화된 돌봄노동 이슈, 비혼운동과 가족구성권, 죽음 과정과 가족, 권리로 말하는 가족 이야기, 문학과 웹툰에서 가족 재현 문제, 퀴어 평신도와 교회 등 다양한 현안을 다룰 계획이다. 이 글은 첫 글로서 앞으로 연재될 글들을 관통하는 관점이 될 '가족을 구성하는 권리'를 소개하는 글이다. 가족을 정치화하는 가족구성권 의제의 사회적 위치와 가족구성권 운동의 지향과 의의에 대해 개관하고자 한다.
정상가족 프레임과 가족 상상력: 결혼과 혈연이 유일한 조건일까?
잠시 눈을 감고 '가족'을 상상해보자. 어떤 모습이 떠오를까? 인터넷에서 검색한 가족의 이미지를 보면, "아버지와 어머니, 그들의 자녀로 구성된 4인 가족"이 전형적으로 등장한다. 때때로 조부모가 포함된 전통적인 대가족도 있고, 자녀가 한 명이거나 혹은 더 많을 때도 있지만, 대체로 젠더 구분이 분명한 아버지와 어머니, 딸, 아들로 구성되어 있고, 인종으로는 단일하게, 특히 모두 비장애인의 모습으로 그려진다. 그러나 한국사회로 좁혀 생각해보더라도 이성애 법률혼에 의한 4인 핵가족의 모습인 '부부+미혼자녀'의 가족구성은 오늘날 살아가는 수많은 가족 중 일부일 뿐이다.1 하지만 이 가족이 '가족'의 전형으로 등장하는 것은 여전히 강력하게 작동하는 '정상가족 프레임'이다. 이 프레임은 대표적인 가족변동인 '1인 가구의 증가'에 대해서 우려를 표하면서, 1인 가구를 결핍되고 단절된 가족관계이자 가족해체의 문제적 결과로 보는 입장에서도 잘 반영되어 있다.
전통적인 전근대 사회에서 21세기 오늘까지 '이성애 결혼과 출산'은 모든 사람이 거쳐가는 당연한 단계이자 '정상적인' 생애사적 과업으로 여겨졌다. 특히 사회적으로 제도화된 이성애주의와 여성의 몸과 재생산권을 점유하는 가부장제가 규정한 섹슈얼리티 규범에서 벗어나는 성적 자기 결정권과 성적 행위는 '비정상'이고 '비도덕'적인 것, '무책임'한 것으로 낙인찍히고 혐오의 대상이 된다. 장애인과 퀴어는 이성애주의가 정해놓은 섹슈얼리티의 위계구조에서 가장 바닥으로 배치되어 결혼과 출산의 '바격'에 접근하기조차 어렵다. 한부모 가족은 '편무모'의 지칭처럼 오랫동안 '결핍된' 가족이라는 사회적 편견에 마주해야 했고, 특히 혼외 출산의 '미혼모'는 '문란한' 몸이라는 더 심각한 모욕과 차별을 받아왔다. 아시아 저개발국가에서 '신부를 사오는 매매혼'이라고 비판받는 '농촌 총각 장가보내기 사업'을 국가가 앞장섰으며, 이렇게 국경을 넘은 결혼이주여성의 체류 자격은 한국 국적의 아이를 출산하고 양육할 때에만 비로소 확보된다.
최근 발생한 여러 사건에서도 정상가족 프레임은 여전히 잘 작동하고 있다. 2020년 방송인 사유리의 비혼모 선택이 여성에게 뜨거운 응원을 받았으나, '아버지 없는' 비정상가족으로 폄하되고 가족규범을 무너뜨리는 '논란'이 되었다. 합계출생률이 급격히 낮아져 저출생 극복을 '국가 사활'의 문제로 강조하는 사회적 상황에서도 사유리 씨처럼 비혼 여성이 주체적으로 재생산 권리를 주장하고 보조생식기술을 통해 가족을 구성하는 것은 한국사회에서는 아직 요원하다. 같은 해에 발표된 통계에서 혼외 출생률이 OECD 평균 41.5%인 데 비해 한국은 불과 2%대로 지난 수십 년 동안 부동의 최하위였다는 점, 앞으로도 수십 년간 최하위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듯 한국사회에서 출산을 이성애 결혼과 연결하는 생애모델의 규범성은 아직 매우 굳건하다.
법이 규정하는 가족의 개념과 범위는 이성애 중심의 가족질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핵심 기제 중 하나다. 가족정책의 기본법인 건강가정기본법에서 가족의 정의를 "혼인, 혈연, 입양으로 하는 사회의 기본 단위"(제3조 정의)로 규정하고 있고, 민법 제779조에서도 가족의 범위를 생계를 같이하는지는 상관없이 "배우자, 직계혈족 및 형제자매"(제1항)로 정하고 있다. 이 외에도 가족을 언급하는 240개의 법2에서 대부분 민법과 건강가정기본법의 규정을 준용한다. 이렇듯 이성애주의와 법률혼, 출산, 혈연으로 구성되는 협소한 가족 개념은 현실의 삶에서 다양하게 펼쳐지는 관계를 담아내지 못한다. 애초에 가족의 정의와 범위를 적확하게 규정한다는 것 자체가 배제의 방식이다. 법 밖의 가족 즉, 비정상으로 간주되는 다양한 관계에 대한 부정은 함께 서로 살아온 다양한 친밀성의 관계, 삶을 함께 엮어가는 돌봄의 시간을 무화하고 생애의 의미와 흔적을 지우며 연대와 결속을 끊어내는 차별을 정당화한다.
법이 정당성을 완전하게 뒷받침하는 법치사회에서 자신의 정체성뿐만 아니라 결속되어 있는 의미있는 관계를 인정받지 못하는 가족들이 마주하는 차별과 배제는 노동과 주거, 돌봄과 의료, 죽음과 대도에 이르기까지 삶의 전 영역에서 나타나며 서로 교차되고 겹친다. 법적 가족이 아니라는 이유로 오랫동안 생계와 거주를 함께하며 동반자로 살았지만 장례를 치를 수 없고, 가정폭력에 시달려도 보호받을 수 없으며, 긴급한 의료적 조치에 보호자로서 동의할 수 없다. 재난 상황에서 가족의 안전을 확인할 수 있는 자격이 되지 못하며, 함께 일군 자산이나 유산 상속 권리도 가질 수 없다. 세금 공제를 받지 못하고 공동생활에 필요한 일을 서로 대리해 행사할 권리가 없고, 국가가 시민인 가족에게 정책적으로 제공하는 각종 지원을 받을 수 없다. 함께 살아갈 때 기본 토대인 주거정책에서도 배제되며 안전하게 거주할 권리도 침해받기 일쑤다.3 '권리 없음'의 실제적 결과는 어떤 것을 갖고 있지 않다는 단순한 차원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겪는 고통과 어려움이며 분노와 좌절 그리고 일상적이고 세세하게 체현하게 되는 불안과 불편함이다. 우리가 유대감을 느끼는 친밀성의 관계, 서로 돌보며 같이 살아가는 관계를 '가족'이란 단어로 호명한다면, 가족을 만드는 데 왜 결혼과 혈연이 이븡해야 할 유일한 조건으로 요구되는 것일까? 왜? 어째서?
가족다양성이 아닌 가족구성권 운동으로: '퀴어가족정치'
급속한 사회변동과 함께 생애모델도 다변화되었고, 다양한 '가족들', 다양한 '가족실천'이 사회적으로 가시화되었다. 가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조금씩 달라졌으며, 국가는 정책적 요구에 대응해 다양한 가족 형태를 '포용'한다는 기조를 발표하고 '가족다양성'을 키워드로 제시했다. 여성가족부가 2020년에 실시한 '가족다양성에 대한 국민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4 성인 10명 중 7명(68.5%)이 "혼인, 혈연관계가 아니더라도 함께 거주하고 생계를 공유하는 관계이면 가족이 될 수 있다"고 응답했다. 또한 10명 중 4명(39.3%)은 "함께 거주하지 않고 생계를 공유하지 않아도 정서적 유대를 가지고 친밀한 관계이면 가족이 될 수 있다"고 답했다. 각 수치는 전년도 2019년의 조사 결과보다 조금씩 높아진 것이다. 또한 이혼이나 재혼, 비혼, 비혼 동거, 비혼 출산에 대한 수용도 역시 2019년 첫 조사보다는 상승하는 추세로, 사람들의 가족에 대한 인식은 민법이나 건강가정기본법 등에서 협소하게 규정하는 정의나 범위보다 훨씬 더 개방적이고 유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다양성'이 정책 목표를 설명하는 주요한 수사어였지만, 정책에 담긴 '가족다양성'은 이성애 결혼과 혈연에 의한 가족형태를 기준으로 삼고 그 반대항에 '취약가족, 위기가족'으로서 다양한 가족을 놓고 '일반가족 대 다양한 가족'이라는 위계적 배치를 고정한다. 국가는 '다양한' 가족의 취약성에 주목하고, 각 정책마다 선택적으로 포섭하거나 배제하는 전략을 통해 시혜적인 서비스를 받는 대상으로 열거하면서 정상가족 프레임을 가오하한다. 가족해체의 예방과 결혼과 출산의 중대성을 강조하는 건강가정기본법이 현재에도 가족정책의 핵심인 가운데, 이성애 법률혼의 4인 가족은 '건강한 일반과 보편'이라는 타이틀을 손쉽게 획득하는 반면에 '다양한' 가족은 서비스가 필요한 '위기가족'으로 목록화된다. 소득과 자산 기준 등을 통과해야 지원받을 수 있는 시혜적인 정책 대상으로 한부모가족, 미혼모가족, 조손가족, 다문화가족, 재혼가족, 독거노인가구, 1인 가구가 열거되며, 이 와중에도 동거 가족 특히 퀴어 동거 커플과 동성 부부는 언급조차 되지 않는다. 특정 집단으로서 취약함을 강조하는 가족다양성 담론은 이성애 결혼과 혈연 중심의 가부장적 가족질서와 위계구조에 전환적인 변화도 만들어내지 못하고 오히려 '취약가족'으로 실체화하고 대상화하는 데 기여하는 모순적인 결과를 빚고 있다.
가족의 정상성과 건강성을 전제하거나 기준으로 삼는다면, '가족다양성'은 일종의 아웃라이어outlier처럼 다뤄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다양한 가족은 어떤 특이한 가족의 형태를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생애과정 동안 살아가면서 만들어내는 친밀한 관계의 연속체다. 사람들이 생애 동안 겪는 다양하고 복합적인 맥락의 생애사건을 하나의 모델로 규격화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학업이나 취업, 이직, 동거, 출산, 결혼, 이혼, 재혼, 사별 등 중요한 새애사적 선택과 변수가 이론화된 특정한 생애주기대로 각 생애 단계에서 완수되는 것이 아니며 복잡해진 사회 안에서 언제 발생할지도 예측하기 어려워졌다. 비혼을 선택하고 우정이나 네트워크에 기반한 공동체적 가족 혹은 비친족 가구로 살아가기도 하고, 동거 가구를 이루기도 하며 관계를 해소하고 1인 가구로 살 수도 있다. 관계의 구성과 해소, 재구성은 유연하게 이루어지며 친밀성의 수준도 다양하게 나타난다. 가족다양성은 특정한 가족만이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생애에서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삶의 방식으로, 개인의 생애 과정에 가족다양성이 들어오는 것이다.5
가족다양성의 적합한 이해는 명사로서 주어진 가족을 뜻하는 게 아니고, 생애동안 동사로서 다양하게 실천된 수행으로서 '가족하다'를 의미한다. 따라서 '위기가족', '취약가족'도 역시 '정상가족'이 아닌 다른 특정한 가족의 형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하는 과정에서 누구나 우연적으로 만날 수 있는 '위기'라는 생애사적 사건 앞에 놓인 모든 가족으로 이해되어야 한다.6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개인의 다양한 '가족하다'를 국가와 사회가 평등하게 민주적으로 잘 조력하는지 여부다. 가족구성권 운동은 가족의 형태에 따른 차별과 낙인 없이 서로를 돌보고 함께 살아가는 다양한 관계를 인정하고, 존엄한 삶을 위해 필요한 실질적인 물적 토대와 사회적 안전망을 확보하고자 한다.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을 관용적으로 포함하는 데 그치는 가족다양성 담론을 넘어서, 가족을 경유하는 교차적이고 복합적인 차별을 해소하고 이성애 중심적인 정상가족 프레임과 이에 기반한 시민모델의 정상성을 해체하며, 가족으로 협소해지지 않는 보다 확장된 시민 간의 평등한 유대와 서로돌봄을 위한 사회적 토대를 요구하는 가족구성권 운동이 필요하다.
김순남은 『가족을 구성할 권리』에서 가족구성권 운동은 정상/비정상의 이분법적 구분을 통해 '취약함'을 특정한 가족과 특정한 개인의 문제로 전가하는 사회를 문제제기하고, 가족을 매개로 강제되어온 삶과 관계의 방식 그리고 가족을 매개로 부여해온 '이상적인 시민'의 자격을 해체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7 저자는 가족을 저항의 언어로 사유할 것을 촉구하며, 가족 문제가 공적 영역과 분리되는 가족 안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구조적 불평등과 연결된 사회적 의제임을 명확히 하며 가족을 정치화할 것을 요청한다. 헌신과 희생, 미담의 아이콘으로 신화화된 가족의 뒷면에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불의한 방식으로 경제적 부와 정치문화적 권력을 대를 이어 상속하며 계급을 재생산하는 이기적이고 '반사회적인' 가족8의 또 다른 얼굴이 은폐되어 있다는 것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사적 영역으로 배치되어온 '가장 친밀한 관계'인 가족을 사회적 불평등의 의제로 위치시킴으로써, '개인적인 것이 가장 정치적인 것'이라는 언설처럼 가족을 정치화하는 것은 매우 급진적인 논의가 된다.
저자는 이를 '퀴어가족정치'라고 명명한다. 퀴어가족정치란 가족 단위로 삶을 맡기는 가족주의를 넘어서 시민적 유대와 돌봄의 관계망을 확대하고, 성소수자가 경험하는 차별이나 불평등만이 아니라 이성애 규범적인 가족질서에서 불평등으로 연결되는 많은 시민의 삶들의 연결고리를 의제화하며, 제도 안에 들어오지 못하는 (가족제도 바깥에 있는) 관계성을 의미화하면서 시민들의 새로운 상호의존의 가능성을 포착한다. 퀴어가족정치의 핵심은 기존의 가족제도를 근본적으로 변형하고 해체하는 데 있으므로 가족정치가 기존의 성별 이분법을 해체하는지, 시민적인 유대와 돌봄의 관계망을 확대하는지, 다양한 차별에 기반한 위계적인 관계의 문법을 해체하는지에 주목한다. 따라서 퀴어가족정치에서 가족구성권 운동은 기존 가족제도 밖에 존재하는 관계들에 대한 제도적 인정은 물론, 그러한 인정의 문제를 넘어 근본적으로 기존 가족제도의 안과 밖을 구분하는 경계를 질문하고 이 경계를 공고히 하는 가부장제, 이성애중심주의, 정상 신체주의, 인종주의, 성적 권리의 부재 등에 주목해 다양한 사회권 의제와 연결해 가족제도를 경유해서 작동하는 '박탈된 시민권'의 문제를 교차적으로 제기한다.9
나가는 글: 사회적 재생산 정의와 시민의 새로운 유대와 결속
오랜 역사 동안 사회는 이성애주의적이고 가부장적이며 인종적, 비장애주의적인 정상가족 프레임을 통해 세밀하게 조직되어왔다. 사회복지를 비롯해 국가정책은 가족을 대상으로, 가족을 경유해 집행되었으며, 국가가 복지국가라고 과시하더라도 한국의 현실에서 시민의 생존권을 일차적으로 책임지는 것은 그가 속한 가족의 몫이다. '가족책임주의/제도적 가족주의'는 개인의 기본적인 생존권뿐만 아니라 아동과 장애인, 노인 등 가족 구성원의 돌봄 필요를 가족이 조달하고 제공하며 책임지도록 규범화, 제도화된 것을 말한다.10 "피는 물보다 진하고, 끝까지 책임을 지는 건 가족뿐"이라는 신화화된 가족책임주의의 결말은 가족부양이 더 강화되고 가족돌봄이 더 두터워지는 아름다운 이야기로 끝맺음하지 않는다. '가족을 떠나서는 혹은 가족 없이는' 나 자신의 복지와 돌봄, 삶의 재생산은 위기를 맞는다. 생존권을 지키는 마지노선인 기초생활보장제도에서 생계급여를 받으려면, 부양의무자의 빈곤과 무능을 입증해야 하고 '가족관계 해체사유서'를 작성해 가족관계 파탄을 확정받아야만 한다. 국가보다 가족의 책임을 먼저 호명하는 사회복지제도를 통해 사람들이 각인하는 것은 "내가 생계에 어려움을 겪을 때, 이 어려움을 해결해야 하는 책임은 '가족'에게 있다"는 것이다. 위기에 내몰린 빈곤한 가족들은 운명 공동체로서 여겨져온 바대로 온 가족이 함께 생을 마감하는 비극적 상황으로 끝이 났다.
제도적 가족주의와 불평등한 가족제도에 기반한 사회의 결과는 사회적 재생산 위기의 일상화다.11 '저출생 고령화'의 위기, 인구절벽과 국가소멸론으로 이 위기를 거론하지만 이는 인구의 문제만으로 기입할 수 없는 '사회적 재생산의 위기'다.12 사회적 재생산13의 위기는 단순히 노동력을 가진 노동자계급과 미래의 노동력으로서 다음 세대를 생산하고 보충하는 인구학적 위기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일상적 삶으로서 세대와 공동체적 토대로서 사회가 지속하기 위해 필요한 사회적 기반이 재생산되지 않고 위기를 맞고 있다는 뜻이다. 고립된 개인이 아니라 공동체 안에서 삶을 함께 살아가는 서로 연결된 사회적 존재로서, 서로 돌보며 협력하고 유대를 맺으며 연대해가는 가치와 의미 지평을 공유하고 재생산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셀조선'이라는 한 단어로 이것이 불가능한 파편화된 각자도생의 암울한 현실을 단숨에 요약한다.
사회는 모든 사회구성원의 실질적인 생명, 생존, 생활에 필수적인 자원과 다양한 돌봄을 공급하고 불평등, 차별, 위기해결을 통해 모든 구성원의 동등한 사회적 참여를 보장하는 과정을 통해 재생산된다.14 가족에게 떠맡겨졌던 돌봄과 사회적 재생산이 위기를 맞는 현실에서 기존 가족을 넘어 다양한 삶과 돌봄의 연대, 새로운 유대와 상호의존이 가능한 실질적인 삶의 토대를 평등하게 확보하고자 하는 가족구성권의 의미는 더욱더 중대해졌다. 가족구성권연구소는 그동안 간과되었던 돌봄의 정의, 사회적 재생산의 정의를 쟁취하는 데 주목하고, 여성, 장애인, 이주민, 퀴어, 청소년 등 기존 가족을 떠나서 다른 삶의 방식을 모색하며 등장한 다양한 주체들과 시민들과 함께 자유권과 사회권, 교육권 등과 새롭게 등장하는 탈시설의 권리, 성과 재생산의 권리 등을 포함해 노동, 빈곤, 돌봄, 성차별, 주거, 건강, 기후, 환경 등 다양한 사회 불평등 의제를 다루는 운동과 교차하며 '난잡한 친밀성의 정치'로 불온하고 퀴어한 전방위적인 연대의 장, '오염된 공동체'를 만들어가고자 한다.15
2023년 5월 확장된 가족실천을 지원하는 '생활동반자법'(4월 26일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대표 발의)과 '가족구성권 3법'(5월 31일 장혜영 정의당 의원 대표 발의)이 발의되었다. 생활동반자법은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성인 2명이 생활동반자 관계를 등록할 경우 혼인·혈연관계와 상관없이 가족으로서 법적 권리 및 사회보장제도를 누릴 수 있도록 규정한다. 가족구성권 3법은 생활동반자법 외에도 동성 간의 결혼을 허용하도록 민법을 개정하는 혼인평등법, 임신을 원하는 산모가 혼인 여부와 상관없이 보조생식술 등 출산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모자보건법을 개정하는 비혼출산지원법이 함께 포함되었다. 국회에서 제대로 논의되지 못하고 결국 폐기수순을 밟았지만, 이 법안들이 국회에서 발의된 것은 2014년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추진하다가 무산된 이래로 10년 만에 이루어진 작은 변화다. 2024년에는 "피부양자 배우자로 이성애 커플의 사실혼 관계는 인정하면서도 동성 부부의 관계는 인정하지 않은 건강보험공단의 처분이 차별이며 위법"이라는 대법원 판례가 확정되면서, 건강보험공단이 사실혼 배우자로서 동성 배우자 피부양자 등록을 허용했다. 제도변화의 속도는 느리고, 때때로 수포로 돌아가지만, 가족구성권 운동의 현장, 퀴어가족정치의 생생한 장에서 새로운 시민들의 유대와 결속, 연대를 경험하고 체현하며 또한 지향하는 시간들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새롭게 당면할 변화와 세계에 대한 상상은 '지금의' 실천으로부터 만들어진다는 것도 잊지 않을 것이다.
1 이미 2019년에 1인 가구의 수가 '부부+미혼자녀'의 가구 수를 앞질러 우리나라 가구 유형 중 가장 많은 가구 유형이 1인 가구이며, 이러한 경향은 지속되어 2028년에는 전 시도에서 1인 가구가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할 것으로 추계되고 있다. 통계청 홈페이지 자료. 「[카드뉴스] 제12화: 통계로 보는 미래 2047년 우리는?」(https://kosis.kr/easyViewStatis/cardNewsDetail.do?boardIdx=12).
2 김현경·나영경·이유나·장서연, 「법이 호명하는 가족의 의미와 한계(2019 이슈 발굴 및 논의를 위
한 N개의 공론장 연구보고서)」(서울특별시 청년허브 N개의 공론장, 2019).
3 앞의 연구보고서 참고.
4 여성가족부, 「다양한 가족에 대한 국민의식조사」(EMBRAIN PUBLIC, 2020).
5 김순남, 「가족정책의 새방향을 제안한다: 정상인구, 건강가정에서 가족구성의 권리를 향해」(차별과 불평등해소를 위한 가족정책토론회 기조발제문, 2021).
6 성정숙, 「사유리 씨 가족: ‘가족을 구성할 권리’를 위한 행진」, 《월간 복지동향》 271호(2021), 44쪽.
7 김순남, 『가족을 구성할 권리』(오월의 봄, 2022), 10쪽.
8 미셸 바렛·메리 맥킨토시, 김혜경·배은경 옮김, 『반사회적 가족』(나름북스, 2019).
9 위의 책, 7~15쪽.
10 장경섭 외 3인은 제도적 가족주의를 “사회제도들의 형성과 운영에서 시민들에게 직·간접적 그리고 명시적, 묵시적으로 가족적 차원의 책임, 의무, 권리를 강화하고 가족중심적인 생활을 영위하도록 하는 효과”로 정의했다. 장경섭·진미정·성미애·이재림, 「한국사회 제도적 가족주의의 진단과 함의」, 《가족과 문화》, 제27권 3호(2015), 3쪽.
11 위의 책, 14~15쪽.
12 노윤정, 「저출생 현상, 인구위기 아닌 사회적 재생산 위기 ... 가부장·신자유주의적 구조 탈피해야: ‘제15회 아시아미래포럼’ 기조세션1, 김현미 교수·낸시 폴브레 교수 기조발제 진행. 저출생 현상 해결, 가부장·신자유주의 구조를 성평등·민주주의 강화·돌봄 중심 구조로 전환해야」, 《라이프인》 2024.10.26(https://www.lifein.news/news/articleView.html?idxno=18041).
13 사회적 재생산은 인구의 재생산과 일상적인 차원에서나 세대의 연속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지식,사회적 가치와 문화적 관습을 전수하고 집합적 정체성을 만들어내는 모든 사회적 과정을 포함하는 것으로 사회적 재생산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사회구성원의 실질적인 생명, 생존, 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돌봄의 공급을 통해 재생산될 수 있다. 또한 모든 구성원의 생존을 위해 필수적인 물적 자원의 제공뿐만 아니라, 불평등, 차별, 위기해결을 통해 모든 구성원들의 동등한 사회참여를 보장하는 과정을 포함한다. 김현미, 「코로나 시대의 ‘젠더 위기’와 생태주의 사회적 재생산의 미래」,《젠더와 문화》 제13권 2호(2020), 56쪽.
14 위의 글.
15 오염된 공동체란 가족상황, 인종, 장애, 성적 지향, 성별 정체성 등으로 삶의 경계를 구분하는 권력에 개입함으로써 새로운 시민적 유대의 장을 확대하는 공동체를 의미한다. 김순남, 앞의 책, 16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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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구성권 운동: 가족을 정치화하기
성정숙 | 가족구성권연구소 기획운영위원
들어가는 글: '가족'에 대한 질문, 왜? 어째서?
20년도 더 된 기억이다. 대학원에 다닐 때 한 후배가 자신이 논문으로 쓰고 싶은 주제가 '가족의 개념'이라고 했다. 사람들이 가족이라고 생각하는 개념, 가족이라고 생각하는 이유처럼 가족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궁금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삼성 같은 대기업이나 동호회에서 직원과 회원을 '가족'으로 호명했을 때, 사람들의 반응과 '진짜' 혈연의 가족과 어떻게 다르게 생각하는지 비교해서 알고 싶다고 했다. 사실 과거에서나 현재인 지금도 사회복지 영역에서 '가족'은 식상하다고 할 만큼 단골 주제에 속한다. 사회복지에서 가족은 '가족' 자체가 복지 서비스의 주요한 대상일 뿐만 아니라, 소위 '취약한' 개인이 취약한 근본적 이유이자 어려움과 문제를 악화하는 요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동시에 역설적이게도 이 개인에 대한 조력 과정에서 중요한 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적격한 지위를 부여받는 이도 가족이다. 사회에서 한 개인은 그 자체이기보다는 '가족 안의 개인'으로, 개인의 근원이자 토대로서 가족은 개인보다 앞서거나 혹은 모든 결과가 가족으로 환원되는 일종의 최종 심급처럼 다루어져왔다.
한 사람이 살아갈 때, 사적인 삶에서만이 아니라 사회적 세계에서 가족을 호명하지 않는 시간과 가족을 전제하지 않는 장면은 거의 없다. 흔히 근대는 '개인'의 발견/발명이라고 하지만, 가족주의가 견고한 한국사회에서 개인은 언제나 가족 안에서 발견되고 추적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가족이 사회를 조직하고 움직이며 재생산하는 핵심 기제이자, 사회의 기본 단위로서 정치적이고 문화적이며 생계를 담당하는 경제적 역할까지 관련되지 않은 것 없이 기능해왔다. 그럼에도 가족은 사회적, 공적, 정치적 장과는 구분되는 '자연적인' 것으로 어떤 질문도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여겨졌다. "왜 어째서?"라는 질문이 용납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가족'은 매우 '식상'하다. 논문으로 작성하기엔 너무 막연한 문제의식이라고 생각했는데, 가족구성권연구소의 일원이 된 지금은 그 후배가 알고 싶어 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이해된다. 후배는 혈연과 결혼을 토대로 한 전형적인 가족이 아닌 사회적으로 호명하는 가족, 즉 '가족' 호명의 정치성과 함께 '가족'의 의미를 탐색하고 싶었던 것이다.
앞으로 총 8회에 걸쳐 가족구성권연구소에서 활동하는 운영위원들이 가족구성권 운동의 의의를 짚고, 정치사회적 맥락에서 다양하게 교차적으로 구성되는 현안과 쟁점을 소개하고 논의하는 글을 실을 예정이다. 가부장제 가족 질서 안에서 젠더화된 돌봄노동 이슈, 비혼운동과 가족구성권, 죽음 과정과 가족, 권리로 말하는 가족 이야기, 문학과 웹툰에서 가족 재현 문제, 퀴어 평신도와 교회 등 다양한 현안을 다룰 계획이다. 이 글은 첫 글로서 앞으로 연재될 글들을 관통하는 관점이 될 '가족을 구성하는 권리'를 소개하는 글이다. 가족을 정치화하는 가족구성권 의제의 사회적 위치와 가족구성권 운동의 지향과 의의에 대해 개관하고자 한다.
정상가족 프레임과 가족 상상력: 결혼과 혈연이 유일한 조건일까?
잠시 눈을 감고 '가족'을 상상해보자. 어떤 모습이 떠오를까? 인터넷에서 검색한 가족의 이미지를 보면, "아버지와 어머니, 그들의 자녀로 구성된 4인 가족"이 전형적으로 등장한다. 때때로 조부모가 포함된 전통적인 대가족도 있고, 자녀가 한 명이거나 혹은 더 많을 때도 있지만, 대체로 젠더 구분이 분명한 아버지와 어머니, 딸, 아들로 구성되어 있고, 인종으로는 단일하게, 특히 모두 비장애인의 모습으로 그려진다. 그러나 한국사회로 좁혀 생각해보더라도 이성애 법률혼에 의한 4인 핵가족의 모습인 '부부+미혼자녀'의 가족구성은 오늘날 살아가는 수많은 가족 중 일부일 뿐이다.1 하지만 이 가족이 '가족'의 전형으로 등장하는 것은 여전히 강력하게 작동하는 '정상가족 프레임'이다. 이 프레임은 대표적인 가족변동인 '1인 가구의 증가'에 대해서 우려를 표하면서, 1인 가구를 결핍되고 단절된 가족관계이자 가족해체의 문제적 결과로 보는 입장에서도 잘 반영되어 있다.
전통적인 전근대 사회에서 21세기 오늘까지 '이성애 결혼과 출산'은 모든 사람이 거쳐가는 당연한 단계이자 '정상적인' 생애사적 과업으로 여겨졌다. 특히 사회적으로 제도화된 이성애주의와 여성의 몸과 재생산권을 점유하는 가부장제가 규정한 섹슈얼리티 규범에서 벗어나는 성적 자기 결정권과 성적 행위는 '비정상'이고 '비도덕'적인 것, '무책임'한 것으로 낙인찍히고 혐오의 대상이 된다. 장애인과 퀴어는 이성애주의가 정해놓은 섹슈얼리티의 위계구조에서 가장 바닥으로 배치되어 결혼과 출산의 '바격'에 접근하기조차 어렵다. 한부모 가족은 '편무모'의 지칭처럼 오랫동안 '결핍된' 가족이라는 사회적 편견에 마주해야 했고, 특히 혼외 출산의 '미혼모'는 '문란한' 몸이라는 더 심각한 모욕과 차별을 받아왔다. 아시아 저개발국가에서 '신부를 사오는 매매혼'이라고 비판받는 '농촌 총각 장가보내기 사업'을 국가가 앞장섰으며, 이렇게 국경을 넘은 결혼이주여성의 체류 자격은 한국 국적의 아이를 출산하고 양육할 때에만 비로소 확보된다.
최근 발생한 여러 사건에서도 정상가족 프레임은 여전히 잘 작동하고 있다. 2020년 방송인 사유리의 비혼모 선택이 여성에게 뜨거운 응원을 받았으나, '아버지 없는' 비정상가족으로 폄하되고 가족규범을 무너뜨리는 '논란'이 되었다. 합계출생률이 급격히 낮아져 저출생 극복을 '국가 사활'의 문제로 강조하는 사회적 상황에서도 사유리 씨처럼 비혼 여성이 주체적으로 재생산 권리를 주장하고 보조생식기술을 통해 가족을 구성하는 것은 한국사회에서는 아직 요원하다. 같은 해에 발표된 통계에서 혼외 출생률이 OECD 평균 41.5%인 데 비해 한국은 불과 2%대로 지난 수십 년 동안 부동의 최하위였다는 점, 앞으로도 수십 년간 최하위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듯 한국사회에서 출산을 이성애 결혼과 연결하는 생애모델의 규범성은 아직 매우 굳건하다.
법이 규정하는 가족의 개념과 범위는 이성애 중심의 가족질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핵심 기제 중 하나다. 가족정책의 기본법인 건강가정기본법에서 가족의 정의를 "혼인, 혈연, 입양으로 하는 사회의 기본 단위"(제3조 정의)로 규정하고 있고, 민법 제779조에서도 가족의 범위를 생계를 같이하는지는 상관없이 "배우자, 직계혈족 및 형제자매"(제1항)로 정하고 있다. 이 외에도 가족을 언급하는 240개의 법2에서 대부분 민법과 건강가정기본법의 규정을 준용한다. 이렇듯 이성애주의와 법률혼, 출산, 혈연으로 구성되는 협소한 가족 개념은 현실의 삶에서 다양하게 펼쳐지는 관계를 담아내지 못한다. 애초에 가족의 정의와 범위를 적확하게 규정한다는 것 자체가 배제의 방식이다. 법 밖의 가족 즉, 비정상으로 간주되는 다양한 관계에 대한 부정은 함께 서로 살아온 다양한 친밀성의 관계, 삶을 함께 엮어가는 돌봄의 시간을 무화하고 생애의 의미와 흔적을 지우며 연대와 결속을 끊어내는 차별을 정당화한다.
법이 정당성을 완전하게 뒷받침하는 법치사회에서 자신의 정체성뿐만 아니라 결속되어 있는 의미있는 관계를 인정받지 못하는 가족들이 마주하는 차별과 배제는 노동과 주거, 돌봄과 의료, 죽음과 대도에 이르기까지 삶의 전 영역에서 나타나며 서로 교차되고 겹친다. 법적 가족이 아니라는 이유로 오랫동안 생계와 거주를 함께하며 동반자로 살았지만 장례를 치를 수 없고, 가정폭력에 시달려도 보호받을 수 없으며, 긴급한 의료적 조치에 보호자로서 동의할 수 없다. 재난 상황에서 가족의 안전을 확인할 수 있는 자격이 되지 못하며, 함께 일군 자산이나 유산 상속 권리도 가질 수 없다. 세금 공제를 받지 못하고 공동생활에 필요한 일을 서로 대리해 행사할 권리가 없고, 국가가 시민인 가족에게 정책적으로 제공하는 각종 지원을 받을 수 없다. 함께 살아갈 때 기본 토대인 주거정책에서도 배제되며 안전하게 거주할 권리도 침해받기 일쑤다.3 '권리 없음'의 실제적 결과는 어떤 것을 갖고 있지 않다는 단순한 차원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겪는 고통과 어려움이며 분노와 좌절 그리고 일상적이고 세세하게 체현하게 되는 불안과 불편함이다. 우리가 유대감을 느끼는 친밀성의 관계, 서로 돌보며 같이 살아가는 관계를 '가족'이란 단어로 호명한다면, 가족을 만드는 데 왜 결혼과 혈연이 이븡해야 할 유일한 조건으로 요구되는 것일까? 왜? 어째서?
가족다양성이 아닌 가족구성권 운동으로: '퀴어가족정치'
급속한 사회변동과 함께 생애모델도 다변화되었고, 다양한 '가족들', 다양한 '가족실천'이 사회적으로 가시화되었다. 가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조금씩 달라졌으며, 국가는 정책적 요구에 대응해 다양한 가족 형태를 '포용'한다는 기조를 발표하고 '가족다양성'을 키워드로 제시했다. 여성가족부가 2020년에 실시한 '가족다양성에 대한 국민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4 성인 10명 중 7명(68.5%)이 "혼인, 혈연관계가 아니더라도 함께 거주하고 생계를 공유하는 관계이면 가족이 될 수 있다"고 응답했다. 또한 10명 중 4명(39.3%)은 "함께 거주하지 않고 생계를 공유하지 않아도 정서적 유대를 가지고 친밀한 관계이면 가족이 될 수 있다"고 답했다. 각 수치는 전년도 2019년의 조사 결과보다 조금씩 높아진 것이다. 또한 이혼이나 재혼, 비혼, 비혼 동거, 비혼 출산에 대한 수용도 역시 2019년 첫 조사보다는 상승하는 추세로, 사람들의 가족에 대한 인식은 민법이나 건강가정기본법 등에서 협소하게 규정하는 정의나 범위보다 훨씬 더 개방적이고 유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다양성'이 정책 목표를 설명하는 주요한 수사어였지만, 정책에 담긴 '가족다양성'은 이성애 결혼과 혈연에 의한 가족형태를 기준으로 삼고 그 반대항에 '취약가족, 위기가족'으로서 다양한 가족을 놓고 '일반가족 대 다양한 가족'이라는 위계적 배치를 고정한다. 국가는 '다양한' 가족의 취약성에 주목하고, 각 정책마다 선택적으로 포섭하거나 배제하는 전략을 통해 시혜적인 서비스를 받는 대상으로 열거하면서 정상가족 프레임을 가오하한다. 가족해체의 예방과 결혼과 출산의 중대성을 강조하는 건강가정기본법이 현재에도 가족정책의 핵심인 가운데, 이성애 법률혼의 4인 가족은 '건강한 일반과 보편'이라는 타이틀을 손쉽게 획득하는 반면에 '다양한' 가족은 서비스가 필요한 '위기가족'으로 목록화된다. 소득과 자산 기준 등을 통과해야 지원받을 수 있는 시혜적인 정책 대상으로 한부모가족, 미혼모가족, 조손가족, 다문화가족, 재혼가족, 독거노인가구, 1인 가구가 열거되며, 이 와중에도 동거 가족 특히 퀴어 동거 커플과 동성 부부는 언급조차 되지 않는다. 특정 집단으로서 취약함을 강조하는 가족다양성 담론은 이성애 결혼과 혈연 중심의 가부장적 가족질서와 위계구조에 전환적인 변화도 만들어내지 못하고 오히려 '취약가족'으로 실체화하고 대상화하는 데 기여하는 모순적인 결과를 빚고 있다.
가족의 정상성과 건강성을 전제하거나 기준으로 삼는다면, '가족다양성'은 일종의 아웃라이어outlier처럼 다뤄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다양한 가족은 어떤 특이한 가족의 형태를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생애과정 동안 살아가면서 만들어내는 친밀한 관계의 연속체다. 사람들이 생애 동안 겪는 다양하고 복합적인 맥락의 생애사건을 하나의 모델로 규격화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학업이나 취업, 이직, 동거, 출산, 결혼, 이혼, 재혼, 사별 등 중요한 새애사적 선택과 변수가 이론화된 특정한 생애주기대로 각 생애 단계에서 완수되는 것이 아니며 복잡해진 사회 안에서 언제 발생할지도 예측하기 어려워졌다. 비혼을 선택하고 우정이나 네트워크에 기반한 공동체적 가족 혹은 비친족 가구로 살아가기도 하고, 동거 가구를 이루기도 하며 관계를 해소하고 1인 가구로 살 수도 있다. 관계의 구성과 해소, 재구성은 유연하게 이루어지며 친밀성의 수준도 다양하게 나타난다. 가족다양성은 특정한 가족만이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생애에서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삶의 방식으로, 개인의 생애 과정에 가족다양성이 들어오는 것이다.5
가족다양성의 적합한 이해는 명사로서 주어진 가족을 뜻하는 게 아니고, 생애동안 동사로서 다양하게 실천된 수행으로서 '가족하다'를 의미한다. 따라서 '위기가족', '취약가족'도 역시 '정상가족'이 아닌 다른 특정한 가족의 형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하는 과정에서 누구나 우연적으로 만날 수 있는 '위기'라는 생애사적 사건 앞에 놓인 모든 가족으로 이해되어야 한다.6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개인의 다양한 '가족하다'를 국가와 사회가 평등하게 민주적으로 잘 조력하는지 여부다. 가족구성권 운동은 가족의 형태에 따른 차별과 낙인 없이 서로를 돌보고 함께 살아가는 다양한 관계를 인정하고, 존엄한 삶을 위해 필요한 실질적인 물적 토대와 사회적 안전망을 확보하고자 한다.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을 관용적으로 포함하는 데 그치는 가족다양성 담론을 넘어서, 가족을 경유하는 교차적이고 복합적인 차별을 해소하고 이성애 중심적인 정상가족 프레임과 이에 기반한 시민모델의 정상성을 해체하며, 가족으로 협소해지지 않는 보다 확장된 시민 간의 평등한 유대와 서로돌봄을 위한 사회적 토대를 요구하는 가족구성권 운동이 필요하다.
김순남은 『가족을 구성할 권리』에서 가족구성권 운동은 정상/비정상의 이분법적 구분을 통해 '취약함'을 특정한 가족과 특정한 개인의 문제로 전가하는 사회를 문제제기하고, 가족을 매개로 강제되어온 삶과 관계의 방식 그리고 가족을 매개로 부여해온 '이상적인 시민'의 자격을 해체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7 저자는 가족을 저항의 언어로 사유할 것을 촉구하며, 가족 문제가 공적 영역과 분리되는 가족 안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구조적 불평등과 연결된 사회적 의제임을 명확히 하며 가족을 정치화할 것을 요청한다. 헌신과 희생, 미담의 아이콘으로 신화화된 가족의 뒷면에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불의한 방식으로 경제적 부와 정치문화적 권력을 대를 이어 상속하며 계급을 재생산하는 이기적이고 '반사회적인' 가족8의 또 다른 얼굴이 은폐되어 있다는 것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사적 영역으로 배치되어온 '가장 친밀한 관계'인 가족을 사회적 불평등의 의제로 위치시킴으로써, '개인적인 것이 가장 정치적인 것'이라는 언설처럼 가족을 정치화하는 것은 매우 급진적인 논의가 된다.
저자는 이를 '퀴어가족정치'라고 명명한다. 퀴어가족정치란 가족 단위로 삶을 맡기는 가족주의를 넘어서 시민적 유대와 돌봄의 관계망을 확대하고, 성소수자가 경험하는 차별이나 불평등만이 아니라 이성애 규범적인 가족질서에서 불평등으로 연결되는 많은 시민의 삶들의 연결고리를 의제화하며, 제도 안에 들어오지 못하는 (가족제도 바깥에 있는) 관계성을 의미화하면서 시민들의 새로운 상호의존의 가능성을 포착한다. 퀴어가족정치의 핵심은 기존의 가족제도를 근본적으로 변형하고 해체하는 데 있으므로 가족정치가 기존의 성별 이분법을 해체하는지, 시민적인 유대와 돌봄의 관계망을 확대하는지, 다양한 차별에 기반한 위계적인 관계의 문법을 해체하는지에 주목한다. 따라서 퀴어가족정치에서 가족구성권 운동은 기존 가족제도 밖에 존재하는 관계들에 대한 제도적 인정은 물론, 그러한 인정의 문제를 넘어 근본적으로 기존 가족제도의 안과 밖을 구분하는 경계를 질문하고 이 경계를 공고히 하는 가부장제, 이성애중심주의, 정상 신체주의, 인종주의, 성적 권리의 부재 등에 주목해 다양한 사회권 의제와 연결해 가족제도를 경유해서 작동하는 '박탈된 시민권'의 문제를 교차적으로 제기한다.9
나가는 글: 사회적 재생산 정의와 시민의 새로운 유대와 결속
오랜 역사 동안 사회는 이성애주의적이고 가부장적이며 인종적, 비장애주의적인 정상가족 프레임을 통해 세밀하게 조직되어왔다. 사회복지를 비롯해 국가정책은 가족을 대상으로, 가족을 경유해 집행되었으며, 국가가 복지국가라고 과시하더라도 한국의 현실에서 시민의 생존권을 일차적으로 책임지는 것은 그가 속한 가족의 몫이다. '가족책임주의/제도적 가족주의'는 개인의 기본적인 생존권뿐만 아니라 아동과 장애인, 노인 등 가족 구성원의 돌봄 필요를 가족이 조달하고 제공하며 책임지도록 규범화, 제도화된 것을 말한다.10 "피는 물보다 진하고, 끝까지 책임을 지는 건 가족뿐"이라는 신화화된 가족책임주의의 결말은 가족부양이 더 강화되고 가족돌봄이 더 두터워지는 아름다운 이야기로 끝맺음하지 않는다. '가족을 떠나서는 혹은 가족 없이는' 나 자신의 복지와 돌봄, 삶의 재생산은 위기를 맞는다. 생존권을 지키는 마지노선인 기초생활보장제도에서 생계급여를 받으려면, 부양의무자의 빈곤과 무능을 입증해야 하고 '가족관계 해체사유서'를 작성해 가족관계 파탄을 확정받아야만 한다. 국가보다 가족의 책임을 먼저 호명하는 사회복지제도를 통해 사람들이 각인하는 것은 "내가 생계에 어려움을 겪을 때, 이 어려움을 해결해야 하는 책임은 '가족'에게 있다"는 것이다. 위기에 내몰린 빈곤한 가족들은 운명 공동체로서 여겨져온 바대로 온 가족이 함께 생을 마감하는 비극적 상황으로 끝이 났다.
제도적 가족주의와 불평등한 가족제도에 기반한 사회의 결과는 사회적 재생산 위기의 일상화다.11 '저출생 고령화'의 위기, 인구절벽과 국가소멸론으로 이 위기를 거론하지만 이는 인구의 문제만으로 기입할 수 없는 '사회적 재생산의 위기'다.12 사회적 재생산13의 위기는 단순히 노동력을 가진 노동자계급과 미래의 노동력으로서 다음 세대를 생산하고 보충하는 인구학적 위기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일상적 삶으로서 세대와 공동체적 토대로서 사회가 지속하기 위해 필요한 사회적 기반이 재생산되지 않고 위기를 맞고 있다는 뜻이다. 고립된 개인이 아니라 공동체 안에서 삶을 함께 살아가는 서로 연결된 사회적 존재로서, 서로 돌보며 협력하고 유대를 맺으며 연대해가는 가치와 의미 지평을 공유하고 재생산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셀조선'이라는 한 단어로 이것이 불가능한 파편화된 각자도생의 암울한 현실을 단숨에 요약한다.
사회는 모든 사회구성원의 실질적인 생명, 생존, 생활에 필수적인 자원과 다양한 돌봄을 공급하고 불평등, 차별, 위기해결을 통해 모든 구성원의 동등한 사회적 참여를 보장하는 과정을 통해 재생산된다.14 가족에게 떠맡겨졌던 돌봄과 사회적 재생산이 위기를 맞는 현실에서 기존 가족을 넘어 다양한 삶과 돌봄의 연대, 새로운 유대와 상호의존이 가능한 실질적인 삶의 토대를 평등하게 확보하고자 하는 가족구성권의 의미는 더욱더 중대해졌다. 가족구성권연구소는 그동안 간과되었던 돌봄의 정의, 사회적 재생산의 정의를 쟁취하는 데 주목하고, 여성, 장애인, 이주민, 퀴어, 청소년 등 기존 가족을 떠나서 다른 삶의 방식을 모색하며 등장한 다양한 주체들과 시민들과 함께 자유권과 사회권, 교육권 등과 새롭게 등장하는 탈시설의 권리, 성과 재생산의 권리 등을 포함해 노동, 빈곤, 돌봄, 성차별, 주거, 건강, 기후, 환경 등 다양한 사회 불평등 의제를 다루는 운동과 교차하며 '난잡한 친밀성의 정치'로 불온하고 퀴어한 전방위적인 연대의 장, '오염된 공동체'를 만들어가고자 한다.15
2023년 5월 확장된 가족실천을 지원하는 '생활동반자법'(4월 26일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대표 발의)과 '가족구성권 3법'(5월 31일 장혜영 정의당 의원 대표 발의)이 발의되었다. 생활동반자법은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성인 2명이 생활동반자 관계를 등록할 경우 혼인·혈연관계와 상관없이 가족으로서 법적 권리 및 사회보장제도를 누릴 수 있도록 규정한다. 가족구성권 3법은 생활동반자법 외에도 동성 간의 결혼을 허용하도록 민법을 개정하는 혼인평등법, 임신을 원하는 산모가 혼인 여부와 상관없이 보조생식술 등 출산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모자보건법을 개정하는 비혼출산지원법이 함께 포함되었다. 국회에서 제대로 논의되지 못하고 결국 폐기수순을 밟았지만, 이 법안들이 국회에서 발의된 것은 2014년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추진하다가 무산된 이래로 10년 만에 이루어진 작은 변화다. 2024년에는 "피부양자 배우자로 이성애 커플의 사실혼 관계는 인정하면서도 동성 부부의 관계는 인정하지 않은 건강보험공단의 처분이 차별이며 위법"이라는 대법원 판례가 확정되면서, 건강보험공단이 사실혼 배우자로서 동성 배우자 피부양자 등록을 허용했다. 제도변화의 속도는 느리고, 때때로 수포로 돌아가지만, 가족구성권 운동의 현장, 퀴어가족정치의 생생한 장에서 새로운 시민들의 유대와 결속, 연대를 경험하고 체현하며 또한 지향하는 시간들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새롭게 당면할 변화와 세계에 대한 상상은 '지금의' 실천으로부터 만들어진다는 것도 잊지 않을 것이다.
1 이미 2019년에 1인 가구의 수가 '부부+미혼자녀'의 가구 수를 앞질러 우리나라 가구 유형 중 가장 많은 가구 유형이 1인 가구이며, 이러한 경향은 지속되어 2028년에는 전 시도에서 1인 가구가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할 것으로 추계되고 있다. 통계청 홈페이지 자료. 「[카드뉴스] 제12화: 통계로 보는 미래 2047년 우리는?」(https://kosis.kr/easyViewStatis/cardNewsDetail.do?boardIdx=12).
2 김현경·나영경·이유나·장서연, 「법이 호명하는 가족의 의미와 한계(2019 이슈 발굴 및 논의를 위
한 N개의 공론장 연구보고서)」(서울특별시 청년허브 N개의 공론장, 2019).
3 앞의 연구보고서 참고.
4 여성가족부, 「다양한 가족에 대한 국민의식조사」(EMBRAIN PUBLIC, 2020).
5 김순남, 「가족정책의 새방향을 제안한다: 정상인구, 건강가정에서 가족구성의 권리를 향해」(차별과 불평등해소를 위한 가족정책토론회 기조발제문, 2021).
6 성정숙, 「사유리 씨 가족: ‘가족을 구성할 권리’를 위한 행진」, 《월간 복지동향》 271호(2021), 44쪽.
7 김순남, 『가족을 구성할 권리』(오월의 봄, 2022), 10쪽.
8 미셸 바렛·메리 맥킨토시, 김혜경·배은경 옮김, 『반사회적 가족』(나름북스, 2019).
9 위의 책, 7~15쪽.
10 장경섭 외 3인은 제도적 가족주의를 “사회제도들의 형성과 운영에서 시민들에게 직·간접적 그리고 명시적, 묵시적으로 가족적 차원의 책임, 의무, 권리를 강화하고 가족중심적인 생활을 영위하도록 하는 효과”로 정의했다. 장경섭·진미정·성미애·이재림, 「한국사회 제도적 가족주의의 진단과 함의」, 《가족과 문화》, 제27권 3호(2015), 3쪽.
11 위의 책, 14~15쪽.
12 노윤정, 「저출생 현상, 인구위기 아닌 사회적 재생산 위기 ... 가부장·신자유주의적 구조 탈피해야: ‘제15회 아시아미래포럼’ 기조세션1, 김현미 교수·낸시 폴브레 교수 기조발제 진행. 저출생 현상 해결, 가부장·신자유주의 구조를 성평등·민주주의 강화·돌봄 중심 구조로 전환해야」, 《라이프인》 2024.10.26(https://www.lifein.news/news/articleView.html?idxno=18041).
13 사회적 재생산은 인구의 재생산과 일상적인 차원에서나 세대의 연속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지식,사회적 가치와 문화적 관습을 전수하고 집합적 정체성을 만들어내는 모든 사회적 과정을 포함하는 것으로 사회적 재생산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사회구성원의 실질적인 생명, 생존, 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돌봄의 공급을 통해 재생산될 수 있다. 또한 모든 구성원의 생존을 위해 필수적인 물적 자원의 제공뿐만 아니라, 불평등, 차별, 위기해결을 통해 모든 구성원들의 동등한 사회참여를 보장하는 과정을 포함한다. 김현미, 「코로나 시대의 ‘젠더 위기’와 생태주의 사회적 재생산의 미래」,《젠더와 문화》 제13권 2호(2020), 56쪽.
14 위의 글.
15 오염된 공동체란 가족상황, 인종, 장애, 성적 지향, 성별 정체성 등으로 삶의 경계를 구분하는 권력에 개입함으로써 새로운 시민적 유대의 장을 확대하는 공동체를 의미한다. 김순남, 앞의 책, 16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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